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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0%의 민심 거스르는 정권으론 안 된다

[사설] 80%의 민심 거스르는 정권으론 안 된다

Posted December. 07, 20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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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가 10월 하순11월 초순에 실시한 국민의식 여론조사 결과는 노무현 정권의 국정 방향이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거듭 확인케 한다.

노 대통령은 7월부터 4개월 이상 연정()을 통한 정국 전환에 매달렸다. 또 청와대는 노 대통령 임기 후반의 최대 과제는 정치적 지역구도 해소와 이를 위한 선거구제도 개편이라고 주장했다. 비판론이 커지자 노 대통령은 거꾸로 경제올인론은 선동정치라고 맞받았고, 조기숙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국민의 70%가 학이 검다고 하면 검어지느냐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국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6%가 민주주의보다(도) 경제발전이 중요하다고 했다. 80%의 민심을 거스르는 국정 운영이 통한다고 생각했다면 이런 것이 바로 정권의 오만이다.

노 정부 들어 3년째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민간부문의 투자와 소비가 부진하다. 그런데 정부는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온통 직영하겠다는 듯이 세금 짜내,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국책사업을 벌이는 데 여념이 없다. 이번 국회 조사에서 응답자의 82.7%는 정부의 세금 집행은 비효율적이다고 답했다. 이러니 납세에 대한 집단적 저항 조짐까지 나타나는 것 아닌가.

그뿐 아니다. 국회 조사 결과 국가보안법에 대해 57.6%는 현행 유지에, 33.3%는 남용을 줄이는 방향으로의 개정에 찬성했다. 9.1%만 전면 폐지를 지지했다. 민심이 이런데 노 대통령은 국보법을 박물관에 보내자며 여야 간 정쟁과 국민적 소모를 부채질했던 것이다. 대북지원에 대해서도 60% 이상은 규모를 줄이거나 전면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 동의 없는 대규모 대북지원에 다수의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음을 거듭 증명한다.

국정의 여러 분야가 이러니 80% 이상이 정부가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번 조사결과를 놓고도 노 정권은 국민의 70%가 학이 검다고 하면 검어지느냐고 말할 것인가. 그렇다면 국민과 함께 살겠다는 정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