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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파업 대란 없었지만 무더위속 환자 조마조마

병원파업 대란 없었지만 무더위속 환자 조마조마

Posted July. 21,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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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에 이어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병원노조)도 20일 오전 7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파업 참가 병원이 병원노조의 당초 계획과 달리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준 데다 파업을 벌인 병원에서도 응급실, 수술실, 신생아실, 중환자실 등 필수 업무 부서에 최소한의 인력을 남겨 지난해와 같은 의료대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파업 돌입=노동부는 이날 6개 병원, 11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병원노조는 14개 병원, 30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병원노조는 20일 오전까지 사측과 밤샘협상을 벌여 일부 쟁점에 진전을 봤으나 핵심 쟁점인 주5일제 확대 시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산별 최저임금 보장 임금 인상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병원 노사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직권중재 시한인 22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중재재정 결정이 내려진다. 중노위의 중재재정은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지녀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큰 혼란 없어=그러나 파업 효과는 당초 21개 병원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던 노조의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경희의료원 등 산별노조와 별도로 각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으로 노사 합의를 이룬 병원들이 줄줄이 이탈한 데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4대 병원이 빠지면서 파업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고려대의료원은 필수 업무 부서의 노조원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 근무형태가 바뀌거나 수술 등에 차질이 없었다. 오전에 환자가 몰리는 채혈실도 파업에 참가한 인원이 없어서 평소와 다름없이 환자들이 순서대로 예약된 진료를 받았다.

조합원 1900명 중 비번인 조합원을 중심으로 200여 명이 농성에 들어간 한양대병원에서도 의료 공백은 미미했다. 이날 참가한 파업 참가자 대부분은 일이 없는 비번근로자들이었다. 그러나 병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양대병원 이충기(48) 원무계장은 오늘은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약간 길어지는 정도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체 인력들의 피로가 가중돼 불가피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집회=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3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양대 노총 전국단위노조대표자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하고 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303명이 집단 사퇴한다고 밝혔다.



배극인 정세진 bae2150@donga.com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