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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TA재협상 요구에 5년 전 ‘괴담 유포세력’은 할 말 없나

美FTA재협상 요구에 5년 전 ‘괴담 유포세력’은 할 말 없나

Posted March. 14, 2017 07:15   

Updated March. 14, 20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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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주년을 맞는다. 최근 5년 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교역은 연평균 2% 감소했지만 한미 간 교역은 오히려 1.7% 증가했다고 최근 무역협회가 발표했다. 한미FTA가 없었다면 누리지 못했을 경제 효과다. 특히 한국은 상품무역에서, 미국은 서비스무역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두 나라 제품과 서비스가 상대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는 ‘윈-윈 현상’을 보였다. 한미FTA가 ‘일자리 빼앗는 협정’이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 셈이다.

 5년 전 한국에선 괴담 수준의 한미FTA 반대 논리가 야당 정치인과 이른바 진보진영에서 쏟아져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던 2008년의 괴담이 더는 통하지 않자 “의료민영화로 맹장수술비가 900만 원으로 오른다” “물값이 폭등해 빗물을 받아쓰게 된다”는 얘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나돌았다. 하지만 FTA 이후 수도요금과 맹장수술비는 10% 가량 올랐을 뿐이다. “안보정국을 틈타 우리나라 이익을 팔아먹은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던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 “을사늑약과 한미FTA는 본질이 같다”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금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 2011년 비준안 통과를 막겠다고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김선동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대선 출마까지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정부가 한미FTA 재협상을 추진한다고 해도 전면 재협상이나 협정 종료까지 갈 것 같진 않다. “한미FTA가 ‘골드 스탠더드(최상의 표준)’이라는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의 말처럼 한미FTA는 미국 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선 한미FTA가 없었다면 미국의 적자규모가 지금보다 150억 달러 이상 더 늘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2007년 4월 한미FTA 체결 때 노무현 정부 대통령실장을 지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당시 ‘우리 이익을 지켜낸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2012년 대선 직전에는 “세상에 무슨 이런 조약이 다 있나”고 반대했다가 최근에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굳이 거부할 이유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 당국자를 만나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유력 대선주자의 정치적인 발언은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의 상대인 미국 트럼프팀은 ‘협상의 달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