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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단순감염 환자분류 안돼

Posted February. 25, 200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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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는 가운데 AI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AI가 유행하던 2003년 12월부터 2004년 3월까지 닭 오리 등 가금류의 도살처분에 참여했던 군인과 인부 등 318명의 혈청으로 AI의 변종바이러스인 H5NI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4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24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이들의 혈청을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며 최근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들 감염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항체가 생겼을 뿐 증세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일 뿐 환자는 아니라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도살처분에 관여했던 이들이 당시 AI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었으며, 도살처분이 끝난 이후에도 AI 유사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2004년 2월과 지난해 6월 AI 유행 당시 환자 발생은 없었으나 이후 혈청검사에서 80여 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이덕형()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이들은 증상이 없고 혈청검사만 양성이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의 확진 환자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현재 4명 다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AI는 사람과 사람 간에 전파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없기 때문에 이들과 접촉한다고 해서 전염될 우려는 전혀 없으며, 닭이나 오리 등을 먹는다고 감염되지도 않는다며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AI에 감염된 가금류를 사육한 양계업자나 도살처분 종사자들은 AI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만큼 특별한 방역관리와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최근 6개월 이상 가금류 등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아 세계수역기구(OIE)로부터 AI 청정국으로 분류되어 왔다.

복지부는 이번 인체 감염 사례가 청정국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닭 오리 등을 먹거나 접촉해도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당시 도살처분에 관여했던 나머지 1600여 명에 대해서도 혈청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건국대 송창선(수의학과) 교수는 감염만 되고 증상은 없어 위해성은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베트남처럼 인체에 감염돼 호흡곤란으로 죽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감염내과) 교수도 국내 첫 감염자 발생이라는 것 이외엔 특별한 의미가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도 이젠 AI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수 이진한 needjung@donga.com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