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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페라리-BMW 있는데... 건보료는 0원

Posted October. 20, 2018 07:26   

Updated October. 20, 201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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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인 A 씨는 BMW와 페라리 자동차를 한 대씩 소유하고 있다. 두 차량의 시세는 3억8600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A 씨는 아내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A 씨 같은 건강보험 ‘무임승차자’가 전국적으로 1만5000명이 넘는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7월 말 기준 건강보험 피부양자 가운데 4000만 원이 넘는 차량을 보유한 사람은 1만5401명이다. 이 중 84%인 1만2958명은 수입차를 갖고 있다. 이렇게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면서도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피부양자는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가입자의 39.4%에 이른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금액 이상인 피부양자를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보험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피부양자의 재산을 따질 때 전·월세금과 자동차는 고려하지 않는다. 지역가입자는 토지와 주택뿐 아니라 전·월세금과 자동차에도 건보료를 부과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시지가에 따른 건보료 부과 체계도 집값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공시지가가 일률적으로 30%씩 오를 경우 서울의 평균 건보료 인상폭은 17.31%다. 반면 집값이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천은 건보료가 평균 38.47%, 대전은 37.0% 오른다.

 공시지가가 오를 때 집값이 비싼 곳은 보험료가 조금 오르고, 집값이 싼 곳은 더 오르는 ‘역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역가입자 건보료 산정 시 재산이 적은 구간은 등급이 촘촘하게 나뉘어 있어 재산이 조금만 많아져도 한번에 여러 등급이 뛰는 반면 재산이 많은 구간의 등급 폭은 넓게 설정된 데 따른 모순이다.


김철중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