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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 엇갈린 문재인-반기문, 안보정책 검증이 관건이다

사드로 엇갈린 문재인-반기문, 안보정책 검증이 관건이다

Posted January. 16, 2017 09:50   

Updated January. 16, 20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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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한반도 현실이 거의 준전시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찬성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한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면 국회 비준을 포함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지지율 1, 2위 대선주자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북 성주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한다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영공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는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다.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단단히 연결하는 ‘린치핀’처럼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지난 달 20일 한국 정부 대표단을 만나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북한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현 정부가 미국과 사드 배치를 합의하고 부지까지 선정한 마당에 이 문제를 다시 차기 정부로 넘기겠다는 문 전 대표의 주장은 그래서 불안하다.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겠다는 것도 이상론이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은 우리에게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세계전략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리를 중시하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할 지에 대해 문 전 대표는 1위 지지율의 대선주자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의무가 있다.

 반 전 총장에게 국민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외교안보의 경륜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어제 유엔사무총장 시절을 회고하며 “정작 남북한 통일문제에 대해서 기여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시한 것처럼 보여준 것은 별로 없다. 반 전 총장은 “경제는 수정도 할 수 있지만, 안보는 한번 당하면 두 번째가 없다”며 ‘경제보다 안보 우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국민이 안심한 만한 안보 비전을 보여야 할 것이다.

 열흘만 있으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대개 대선 민심은 그 전 해 추석이나 그해 설에 출렁인다.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후보이 지지율이 교차된 것은 2006년 추석이었다. 특히 지금처럼 외교안보 위기상황에서는 어느 주자가 안심하고 나라를 맡길 만한 사람인지 갑론을박이 오갈 것이다. 각 주자들은 설을 앞두고 선명한 안보정책부터 보여주길 바란다. 유권자들도 대선주자들의 안보관을 눈여겨봐야 한다. 가뜩이나 조기 대선 실시가 예상되는 터에 나라의 명운이 걸린 안보관을 검증하기에 시간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