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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백종원의 연기 평가? 저보다 대본 칭찬만 하던걸요”

“남편 백종원의 연기 평가? 저보다 대본 칭찬만 하던걸요”

Posted December. 06, 2016 07:13   

Updated December. 06, 20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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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소유진(35)이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장진 감독이 극본 및 연출을 맡은 ‘꽃의 비밀’을 통해서다. 배우 배종옥 이청아 등과 함께 출연하는 ‘꽃의 비밀’은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 극. 이탈리아 북서부 시골마을 빌라페로사에 사는 4명의 아줌마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소유진은 네 주인공 가운데 ‘미모’를 담당하는 엉뚱한 아줌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TV 드라마 ‘아이가 다섯’이 종영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는 “장진 감독의 팬인데 캐스팅 제안받고 너무 욕심이 나 휴식기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워킹맘인 그가 연달아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응원이 컸다. 지난달 29일 ‘꽃의 비밀’ 첫 공연 날. 무대에는 소유진, 객석에는 그의 남편인 요리연구가 백종원(50)이 자리를 지켰다.

 2일 공연장에서 만난 소유진에게 “남편이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것같이 사랑스러운 시선을 던지더라”고 말을 건네자 “제가 무대에 선 걸 남편이 그날 처음 봐 그런다”며 웃었다.

 “2012년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출연했을 때 남편이랑 막 연애를 시작했어요. 연애 초반에는 서로 존댓말을 썼는데요. 무대에 선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여러 번 초대했는데 남편은 ‘쑥스러워서 무대에 선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겠다’며 초대를 튕겼죠.”

 아내의 무대 연기를 처음 본 남편의 평가는 어땠을까. “제 연기보다는 장진 감독님의 대본이 너무 재미있다고 감탄하던걸요.”

 이 작품의 백미는 소유진 배종옥 등 출연 배우들의 남장 연기다. 소유진은 “도도함의 대명사로 불린 배종옥 선배님이 솔선수범해서 망가지는 연기와 분장을 도맡아 한다”며 “오히려 공연기획사에서 ‘분장 좀 약하게 하라’고 말린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시국에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 이 작품으로 제대로 웃겨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소유진은 결혼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아줌마 팬이 느는 등 오히려 팬 층이 두꺼워졌다. 캐릭터의 폭도 넓어졌다. 스스럼없이 아줌마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를 낳았을 때만 해도 배우로서 고민이 많았어요. 더 이상 사람들이 저를 예쁜 여주인공으로 봐주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둘째를 낳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죠. 제가 지금 현재 제일 잘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아줌마 캐릭터잖아요.”

  ‘국민 요리 선생님’으로 통하는 남편 못지않게 팬들 사이에선 소유진의 ‘레시피’도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특히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 이유식 책을 내기도 했다.

 “엄마, 아내, 배우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지금의 제 모습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나이가 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꽃의 비밀’은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5000∼5만5000원. 1544-1555



김정은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