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이라는 이름의 자기 검열[정도언의 마음의 지도]
겸손은 미덕입니다. 사회는 나를 내세우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나를 높이는 교만함을 경계합니다. 그러니 자신을 과대평가하기보다 차라리 과소평가하는 쪽이 안전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넘치는 자신감은 위험 신호입니다. 겸손의 미덕에 사로잡혀 시달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능히 해낼 수 있는 일 앞에서도 “저는 아직 부족해요”라며 물러섭니다. 들여다보면 막고 있는 것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스스로를 허락하지 않는 ‘겸손한’ 마음입니다. 이 글에서는 겸손이라는 오래된 통념을 한번 뒤집어 보려 합니다. 분석 시간에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못 해요.” 분석이 깊어질수록 진실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사실은 할 수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하지 않으려 할 뿐입니다. 다른 사람이나 상황 자체가 막아서가 아닙니다. 스스로 나서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더 깊게 말하면, 무엇을 이룬다고 해도 결함이 있을 것을 무서워합니다. 부족해도 거듭하면 점점 완벽에 가까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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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