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어는 죄가 없다[김창일의 갯마을 탐구]〈147〉

80세쯤 돼 보이는 해설사가 유아원에서 단체로 온 서너 살 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집중해서 듣게 하는 노인의 능숙한 말솜씨에 시선이 끌려 걸음을 멈췄다. 그 노인은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하나씩 가리키며 이름을 가르쳐줬다. 능성어, 점성어, 개볼락…. 물고기 이름이 불릴 때마다 귀가 솔깃해졌다. 박물관 로비의 대형수족관에 넣어둘 어종은 아니고, 주로 횟감용으로 쓰이는 물고기였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쥐치, 돌돔, 넙치, 능성어, 점성어, 개볼락 등 횟집 수족관을 옮겨놓은 듯했다. 해설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노인에게 다가갔다.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가 횟감용으로 쓰이는 종류네요”라며 말을 건넸다. “인근 횟집 수족관에서 사 왔으니 횟감용이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라고 노인은 답했다. 뒤이은 노인의 말에 더욱 놀랐다. “물고기 구입에는 얼마 안 들었지만, 수족관 두 개 운영에는 돈이 많이 듭니다. 1년 내내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