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간다움을 붙잡으려는 마지막 의지[허명현의 클래식이 뭐라고]

전쟁이 시작되면 인간은 살아남는 일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먹을 것과 피란처를 구하고, 가족의 안전을 확인한다. 그래서 전쟁 뉴스 속에서 콘서트홀이나 오페라 극장이 파괴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 눈앞에 삶과 죽음이 오가는 상황에서, 음악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전쟁은 언제나 예술을 사치처럼 보이게 만든다. 총성과 폭격 앞에서 음악은 너무 무력하고, 너무 작아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다. 최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는 지하 공간에서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도시라 전쟁 초기부터 가장 심각한 공격을 받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공습경보가 일상이 됐고, 많은 시민들이 한동안 지하철역과 지하공간을 피란처로 삼아야 했다. 정상적인 공연장은 사용할 수 없게 됐지만, 예술가들은 공연을 멈추지 않았다. 콘크리트 벽과 전선이 드러난 공간에서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