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촛불은 푸른 연기를 토해 내고, 금빛 술잔은 화려한 자리를 마주하네.
작별의 자리에서 벗과의 두터운 정을 되새기는데, 떠나갈 길은 산천을 돌아 멀기만 하겠지.
밝은 달은 높은 나무에 가리고, 은하수는 새벽하늘에 잠기네.
아득한 낙양 가는 길, 이 만남은 어느 해에 다시 있으려나.
(銀燭吐青煙, 金樽對綺筵. 離堂思琴瑟, 別路繞山川.明月隱高樹, 長河沒曉天. 悠悠洛陽道, 此會在何年.)
―‘봄밤에 벗과 작별하며(춘야별우인·春夜別友人)’ 진자앙(陳子昻·661∼702)
잘 차린 술자리라고 이별의 무게가 가벼워지진 않는다. 술자리는 화려하지만 시의 공기는 처음부터 낮고 묵직하다. 시인은 그 적막을 애써 설명하는 대신 촛불 연기, 금빛 술잔, 벗이 마련한 전별연, 그리고 곧 떠나갈 길을 차례로 펼쳐 보인다. 벗과의 정을 되새길수록 이제 떠나갈 길은 더 멀게 다가온다. 달은 어느새 높은 나무에 가리고, 은하수는 새벽빛 속으로 스러진다. 격정을 쏟아낼 자리를 밤의 가만한 풍경이 대신한다. 전별연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