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11. 200년 전 물리학이 겨울 난방에 던지는 질문
태우는 문명에서 옮기는 문명으로 겨울 아침 보일러가 돌아가는 소리에는 한 가지 잊힌 사실이 숨어 있다. 그 따뜻함은 무언가를 태운 대가라는 것이다. 도시가스가 연소실에서 불꽃으로 바뀌고, 불꽃이 물을 데우고, 데워진 물이 방바닥을 흐른다. 열을 얻으려면 무언가를 태워야 한다. 이 원리는 인류가 동굴에서 모닥불을 피운 이래 수만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오래된 상식에 균열을 내는 발상이 에너지 전환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 그것은 바로 열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옮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발상을 가장 흔하게, 가장 오래전부터 현실로 구현해온 장치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냉장고 뒤편에서, 한여름 에어컨 실외기에서 수십 년째 돌아가고 있는 히트펌프다. 연소의 한계는 분명하다. 장작이든 석탄이든 도시가스든, 연소란 탄소를 품은 연료를 산소와 반응시켜 열을 끄집어내는 일이다. 콘덴싱 보일러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밑바탕 원리는 모닥불과 같고, 결정적으로 보일러는 투입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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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