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행기에서 본 반도체의 미래[이기진의 만만한 과학]

밤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내리면 어둠 속 도시의 풍경이 마치 반도체 집적회로(IC)처럼 보인다. 경이로운 순간이다. 움직이는 자동차의 불빛은 전자의 흐름 같다. 수직으로 솟은 건물의 불 켜진 창들은 3차원의 집적회로처럼 빛을 간직하고 있다. 마치 낮 동안 세상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인간이란 존재가 반도체 속 양자와 같이 느껴진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일으킨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은 1983년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알리는 ‘도쿄 선언’을 발표했다. 그는 이 선언에서 “반도체는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말했다. 지금 반도체를 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까지 했다. 그 말 속에는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미래 구상도 담겨 있었다. 그리고 43년이 지났다. 2026년,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4분의 1을 책임지는 대표 산업이 됐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쌀’이 된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집적회로의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