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는 ‘기술’인가 ‘책임’인가… 개원가 마취 사고가 남긴 질문[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최근 개원가에서 수술받은 환자가 마취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장기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이 의료계 안팎에 큰 파장을 남기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40대 여성이 집도의와 마취의가 없는 수술실에 방치돼 있다가 의식불명이 된 사건이다. 마취의는 집도의가 들어오기도 전에 환자에게 마취제를 투약하고 12분 만에 수술실을 떠났다. 사고 자체도 충격이지만 그 이후 일부 의사에게서 나온 반응은 더 큰 불편함을 안겼다. “국제 가이드라인 어디에도 마취과 의사가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는 식의 주장 때문이다. 환자는 전신마취나 진정 마취 상태에서 자신의 의식과 호흡, 생명을 모두 의료진에게 맡긴다. 그런데 환자가 깨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가장 먼저 꺼내든 말이 “규정상 의무는 없다”는 해명이었다는 점에서 사회는 큰 허탈감을 느낀다. 의료는 언제부터 ‘하지 말라는 규정이 없으니 문제없다’는 논리로 움직이게 된 것일까. 개원가 마취 사고는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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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