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말한 것[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41〉
그가 말했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다 사실은 나쁘다고 아주 나빠 보인다고 그가 말했다 폐 한쪽에서만 서른두 개까지 세다가 그만뒀다고 (중략) 내가 그 말을 완전히 소화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잠시 동안 그리고 그도 나를 마주보았다 그때였다 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사내의 손을 잡아 흔든 건 여태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내게 주어본 적이 없는 걸 내게 준 사내 아마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던 것 같다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라 ―레이먼드 카버(1938∼1988)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진짜로’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죽음을 알고 보고 겪지만, 자신의 죽음만은 오지 않을 미래처럼 여긴다. 어쩌면 죽음을 믿지 않아야 삶에 집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느 날 의사를 만나 “여태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내게 주어본/적이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유감이지만, 당신은 곧 죽게 됩니다. 화자는 의사에게 “아주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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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