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고백하건대 내가 왜 계속 글을 써야 하는지 한동안 고민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은 경이롭다 못해 무서울 지경,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불안하고 막막했다. 길을 잃은 것 같았다. 내가 하는 일은 글쓰기였다. 글 쓰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망망대해 같은 생각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고민한다. 글감을 찾고, 경험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구성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며 거듭 퇴고한다. 사유의 바다를 허우적거려야만 겨우 독자에게 건넬 만한 글을 완성할 수 있다. 글쓰기에 요령은 없다. ‘비효율적인 생산성’이라는 취약점을 가진 작가라서 앞날이 두려웠다. AI 활용법을 공부하고 나를 증명해야 했다. 작가의 자산을 분석하고, 포지셔닝 전략을 세우고, 집필 로드맵을 작성했다. 그런 시간을 지나며 깨달았다. 나의 취약점은 생산성이 아니라, 상실감이었다. 불안과 속도에 내쫓겨 뭐라도 써내야 한다는 강박은, 경험해 보고 고민해 보고 실수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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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