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대로… 어린이처럼 음악을 들어보세요[허명현의 클래식이 뭐라고]
어린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가 말을 꺼낸다. “여기서 누가 달려와.” “비 오는 소리 같아.” 가끔은 그 말을 듣는 일이 음악보다 더 흥미롭다.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여러 장면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장면들은 하나로 이어지기보다 겹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비가 오다가 갑자기 해가 뜨고, 또 이내 다른 장면으로 이어진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야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아이는 전혀 망설이지 않는다. 어른들에게는 이 흐름이 낯설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고,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미숙함으로 받아들인다. 조금 더 자라면 자연스럽게 하나로 정리될 거라고 믿는다. 이야기는 시작과 전개, 그리고 끝을 가져야 한다고 배워 온 결과다. 그러다 보니 여러 장면이 떠올라도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워버리는 데 익숙해진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남길지 선택하는 기준 역시 점점 분명해진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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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