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부술 영웅도, 가문 살릴 영웅도 없다… 응시로 쓰는 가족史[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자식, 손주까지 일제히 모여 영화 ‘장손’을 보기 권한다. ‘장손’에서 감독 오정민은 관객을 경상북도의 한 시골 마을로 데려간다. 왜 하필 경상북도일까. 감독은 이 사회의 가장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고 싶었던 것 같다. 바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가족 드라마는 지난 100년의 한국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고장답게, 그곳에는 가부장제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제사 때가 되면 남자들은 예식을 주도하는 반면, 여자들은 음식 장만에 몰두한다. 그뿐이랴. 이 집안 대를 이을 장손에게 온 가족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가 언제 고향에 내려오는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지, 아이를 낳아줄 신붓감을 데려오는지. 이런 대상을 소재로 해서 영화를 만들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 진보적 시각에서 구태를 박살 내버리거나, 보수적 시각에서 전통을 선양하거나. 그도 아니면 갈등을 보여주고 그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감동의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