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누우면 시작되는 걱정의 과학[김지용의 마음처방]
“어제는 진짜 피곤해서 정말 잠들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침대에만 누우면 확 깨고, 결국 또 온갖 걱정들에 밤새 못 잤어요. 약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진료실에서 수없이 듣는 이야기다. 종일 업무와 일상에 시달려 녹초가 됐음에도 잠들지 못한다. 몸을 더 피곤하게 하면 잠들까 싶어 격렬한 운동을 해봐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면 바로 잠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불을 끈 순간, 도리어 눈이 번쩍 뜨인다. 낮에 부장님이 지었던 미묘한 표정, 동료에게 무심코 던졌던 한마디가 머릿속을 헤집기 시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이 이어지며 잠은 더 멀리 달아난다. 수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이 고통스러운 현상은 단순히 예민하거나 의지력이 약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취침 전 인지적 각성’이라고 부르는 뇌의 작용이다. 왜 하필 잠들기 직전에 걱정이 쏟아지는 것인지에 대한 뇌과학적 이유들이 있다. 첫째, 외부 자극의 차단이다. 쏟아지는 정보들을 처리하느라 조금 전까지도 종일 바쁘게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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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