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냉면은 자극적이라고요?… 강렬하되 조화로움 맛보세요[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서울 동대문 밖에는 오랜 시간 자연스러운 교역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한국 최대의 약령시장, 경동시장이 있다. 그런데 이곳을 약초 향기로만 기억하는 건 일종의 결례다. 골목 안쪽에는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작은 가게 하나가 있다. ‘경동함흥냉면.’ 예닐곱 평 남짓한 공간, 몇 개 되지 않는 테이블, 분주하게 오가는 손님들. 그러나 이곳의 진짜 크기는 면적이 아닌 맛과 기억의 깊이로 가늠해야 한다. 요컨대 깊이도 크기가 될 수 있다. 1995년부터 한자리를 지켜온 이 집은 세월을 버텨낸 노포 특유의 단단함을 지니고 있다. 메뉴는 단출하지만, 그 속에 오랜 시간 축적된 내공이 응축돼 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메뉴에 대한 확신을 갖고 거기에 집중한 것이야말로 내공의 내력이다. 이 집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회냉면은 한 끼 식사를 넘어 감각의 체험에 가깝다. 잘 숙성된 홍어회와 특유의 비법 양념이 어우러져, 한 젓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미각뿐 아니라 온몸의 감각이 환하게 열리는 듯하다. 매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