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 여행처럼[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102〉

“지금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을 해보는 거야.” ―이용주 ‘건축학개론’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기 위함일 게다. 그런데 그 일상을 벗어나는 일은 꼭 일상 바깥에서만 가능할까. ‘건축학개론’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영화는 서른다섯 살의 건축가 승민(엄태웅 분) 앞에 15년 만에 불쑥 나타나 제주도의 구옥을 고쳐 달라 의뢰한 첫사랑 서연(한가인 분)의 이야기로 문을 연다. 승민의 평범했던 일상은 서연의 등장으로 새로워진다. 그건 마치 15년 전 그가 서연과 처음 만나 감정을 나누던 과거로 떠나는 여행 같다. 대학 시절 그들은 건축학개론 수업을 통해 만났다. “지금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을 해보는 거야.” 같은 동네 정릉에서 살던 두 사람은 마침 교수가 내준 이 과제가 계기가 되어 함께 ‘동네 여행’을 떠난다. 교수의 말처럼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골목과 길들 그리고 건물들이 새롭게 보인다. 교수는 그렇게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애정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