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함양까지, 작별 인사를 건네는 여정[안드레스 솔라노 한국 블로그]

지난해 어느 날, 지리산을 병풍처럼 두른 경남 함양군 마천면의 한 펜션을 찾았다. 다음 날 아침에는 아내의 본적지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했다. 그렇게 장인어른이 태어난 장소로 향했다. 장모님은 자신의 남편이 자란 집을 우리가 왜 찾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차 안에서 들려오는 안내 음성에 따라 지방도로로 접어들었고, 이내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며 아내는 능숙한 솜씨로 급커브를 빠져나갔다. 문이 두 개뿐인 작은 차는 이 길에서 나름의 장점을 드러냈다. 세 분의 할머니가 입을 벌린 채 우리의 피아트 500을 쳐다봤다. 피스타치오 색에 동그란 외형을 가진 그 차가 할머니들 눈에는 거대한 사탕처럼 보였을 것이다. 우리는 은행나무 그늘에 차를 세우고 햇볕을 받으며 걷기 시작했다. 널찍하지만 몹시 낡아 족히 100년은 되었을 듯한 농가를 지나 스마트폰 지도 앱의 핀이 찍힌 장소에 도착했다. 차고와 텃밭이 딸린, 최근에 지어진 평범한 주택 앞이었다. 옆집에서 튀어나온 큰 개 한 마리가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