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짝솔짝 울고야 만다[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아이들이 아프다니까 바다 할머니가 미역국과 김장김치를 보냈다. 택배를 열어 보았을 때 압도적인 양에 말문이 막혔다. ‘세상에 엄마야, 허리도 아픈 양반이 이걸 어떻게 다 만들었담.’ 나는 낑낑거리며 자루를 풀어 김치통 두 개엔 미역국을, 김치통 하나엔 김장 김치를 담아 두었다. 최상급 미역에 미역귀까지 넣어 곰탕처럼 폭 고아 만든 바다 할머니표 미역국. “아까워 말고 애기들 푹푹 떠먹여라. 우리 집에선 미역국이 만병통치약이다”라는 할머니의 말처럼 앓던 아이들은 미역국으로 씩씩하게 기운을 차렸다. 김장김치도 꺼내 먹었다. 매운데 너무 맛있다고. 바다 할머니들의 김치는 도파민 팡팡이라며 아이들이 엄지를 추켜세웠다. 엄마랑 이모들, 바다마을 다섯 자매가 모여 담근 김치였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엄마의 미역국에 이모들 김치를 올려 먹는데, 속이 왈카당 뭉클해졌다. 늦가을이었나. 엄마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검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둘째 이모 암이 재발한 것 같단다. 그 얘기에 이모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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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