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희랍어 시간’으로 돌아간 사람들

항공업계에 종사하는 30년 차 직장인 김모 씨(57)는 요즘 퇴근하면 그리스어 알파벳을 펜으로 쓰며 외우고 있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언젠가 제대로 “그리스 철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이에 정년을 앞두고 첫걸음을 뗐다.김 씨는 “고대 희랍어는 문자로만 남아있는 사어(死語)라 오히려 배우는 재미가 있다”며 “유럽에 근무하던 시절 익힌 언어들이 실용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오로지 ‘책을 읽기 위한 공부’라 즐겁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첫 부분을 원어로 읽어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인공지능(AI) 번역과 요약이 일상화되면서 언어 학습은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AI가 다 해주니 외국어는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 반대로, 고대 그리스어·산스크리트어처럼 실용성과 거리가 먼 언어를 배우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원전을 몇 달에 걸쳐 완독하는 등 의도적으로 ‘비효율적인 공부’에 나서기도 한다.● ‘뿌리의 뿌리’를 찾는 즐거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