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 속에서도 빛난다… ‘쿼터 집업’으로 조용한 럭셔리 드러내
2024년 샤넬의 패션 부문 수장으로 발탁된 마티외 블라지의 2026년 샤넬 공방 컬렉션의 무대는 폐쇄된 미국 뉴욕의 지하철 바워리 역이었다.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를 받아온 그는 관습적인 런웨이가 아닌 현대인의 삶의 공간과 어우러지는 럭셔리를 표현했다. 블라지는 “뉴욕의 지하철은 각기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공간”이라며 “더없이 자유로운 플랫폼을 배경 삼아 뉴욕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컬렉션의 메시지는 오프닝 룩에서부터 드러났다. 런웨이의 포문을 연 건 샤넬의 상징과도 같았던 트위드 재킷이 아닌 베이지색 쿼터 집업 차림의 모델이었다. 집업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은 채 플랫폼 앞에 선 절제된 인상의 모델은 현시점의 럭셔리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쿼터 집업은 네크라인에서 가슴선까지 지퍼로 여닫는 하프 집업 형태의 니트 혹은 스웨트셔츠다. 본래 하이패션과는 거리가 먼 옷이다.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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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