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허진석]‘정년-연금 일치’는 논의조차 없는 국가
회사 감사실로 호출된 날, 김준비(가명) 씨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정년 이후에도 현금이 나올 수 있는 일을 별도로 해 온 것이 문제가 됐다. 2024년 말 감사를 시작한 회사는 2025년 초 그를 해고했다. 51세로 정년이 9년 남은 때였다. 회사는 재직 기간 다른 일까지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고, 2025년 말에 그는 벌금까지 냈다. 전화기 너머의 그는 “회사 동료들과 연락이 다 끊겼다. 여전히 조용히 숨죽여 산다”고 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정년이 지나면 5년간 없는 것은 확정된 미래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어떻게 가만히 있나. 그걸 대비하느라 임대업과 숙박업 등을 조금씩 해 왔다. 소득 공백은 국가가 만든 것 아닌가. 그 짐을 국민 개인에게 떠넘겨 각자도생의 길로 내모는 건 옳은 일인가.” 소득 공백 방치로 국민만 짐 떠안아 정년(停年)은 멈추는 해라는 의미로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정년을 연장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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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