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숫자 집착’ 버리고 ‘과학적 검증’ 우선돼야[기고/김택우]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료 개혁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의 우려가 이토록 깊은 이유는 명확하다. 정책의 근간이 돼야 할 의사인력 추계가 과학적 정밀함을 결여한 채 성급하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국가 의료 체계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검증’과 ‘현장성’이 사라진 결과다. 정책의 신뢰도는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적 근거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번 의사인력 추계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이나 네덜란드 같은 선진국들은 의사 수 결정에 있어 인구 구조의 변화는 물론이고 인공지능(AI) 등 의료 기술의 발전, 의사의 노동 시간, 은퇴 연령, 심지어 진료 과목별 특수성까지 포함해 수십 가지의 다변수 모델을 활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정교한 검증 절차를 생략한 채 단편적인 지표에만 의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하지 않은 수치는 정책적 신뢰를 무너뜨릴 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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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