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처지는 날이라면… 몸이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2030세상/김지영]

어느덧 출산한 지 7개월. 호르몬 탓인지, 근래 부쩍 무력감에 시달렸다. 퇴근 후에는 녹초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질 무렵, 러닝을 떠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절, 평소 즐겨 하던 필라테스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생전 관심도 없던 러닝을 삶에 들였다. 한바탕 뛰고 나면 다리는 후들거려도 가슴은 뻥 뚫리는 해방감이 있었다. 꽤 긴 기간 이틀 걸러 한 번은 나가 뛸 만큼 빠져 지냈지만, 이후 발목 수술을 하고 임신까지 하면서 러닝은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수년 만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길 위에 섰다. ‘딱 5분만 뛰자’고 다짐했는데, 뺨에 와 부딪히는 가을 공기가 좋아서 느릿하게나마 20분을 뛰었다. 집에 돌아와 따끈한 물로 반신욕을 하고 촉감 좋은 파자마를 꺼내 입었다. 좋아하는 차와 향을 곁에 두고 책상 앞에 앉으니, 오랜 기간 잊고 지낸 것만 같은 안정감이 찾아들었다. 다이어리를 펼치고 해가 가기 전에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