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를 지우는 재개발?… 장소의 혼과 새 시대가치 모두 살릴 길[김대균의 건축의 미래]

《종묘 개발 논쟁으로 본 재개발 ‘터무니없는 계획’은 정당한 근거가 없는 계획을 뜻한다. 그런데 ‘근거’ 대신 ‘터무니’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뭘까. 터무니는 어디서부터 유래된 것일까. 터무니는 장소를 의미하는 ‘터’와 모양이나 흔적을 뜻하는 ‘무늬’가 결합된 단어다. 오랜 세월 삶의 모습이 터에 남아 나무의 나이테처럼 축적된 흔적, 그것이 곧 터무니다. 터는 집을 짓고 농사를 짓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등 인간의 모든 행위의 바탕이 된다. 그 때문에 생각이나 행동의 근거를 뜻하는 단어로 터무니를 쓴 것이다.》 영어 ‘take place’는 번역하면 ‘발생하다’라는 뜻이다. 장소(place)를 취하는(take) 것이 바로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표현은 장소가 인간 행위와 사건의 근원이자 바탕임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땅의 맥락인 ‘장소성’을 이해하는 것은 건축의 기본이다. 장소성은 지형이나 날씨와 같은 물리적 조건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주변과의 관계 등 인문학적 요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