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는 세계[내가 만난 명문장/김윤철]

“전체주의 지배의 이상적인 신민은 확신에 찬 나치나 확신에 찬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사실과 허구 사이의 구분(즉 경험의 현실성), 진실과 허위 사이의 구분(즉 사유의 기준)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리베카 솔닛 ‘오웰의 장미’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위협은 거센 전체주의적 물결이다. 문화비평가 리베카 솔닛의 생각도 그런 것 같다. 그는 역저 ‘오웰의 장미’에서 정치철학자 한나(해나) 아렌트의 이 명언을 인용하는데, 그 말이 얼마나 시의적절한지. 진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탈진실에 광분하는 신흥 종교가 러시아를 정점으로 한 공산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을 선두로 한 소위 민주주의 국가 체제에서도 만연하다. ‘폭정’의 저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탈진실은 전체주의의 전단계”라고 규정했지만, 필자는 전체주의가 임박한 이념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다가온 실체가 아닌가 의심한다. 우리는 전체주의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의심해야 한다. 맹목적으로 ‘네 편’의 이야기를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