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꽃’ 능소화의 고객 만족 전략[서광원의 자연과 삶]〈110〉

조선시대 과거 시험을 보는 사대부들이 오매불망 선망하는 꽃이 있었다. 임금이 급제자들에게 내리는 어사화(御賜花)였다. 진짜 꽃은 아니었다. 길게 쪼갠 가느다란 나무를 종이로 감싼 후, 여러 색깔의 종이로 만든 꽃을 줄줄이 단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꽃이었기에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꽃이었다. 급제자는 이 영광의 꽃가지를 머리에 꽂고 3일 동안 일가 친척에게 인사를 다니며 만천하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릴 수 있었다. 다른 장식들도 있었을 텐데 왜 꽃이었을까? 명확한 기록은 없지만 15∼20년이 걸린다는 과거 공부를 끝내고 드디어 갈고닦은 능력을 꽃피울 때가 됐다는 뜻이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능소화도 어사화로 불렸다는 점을 보면 가끔은 생화를 쓰기도 한 듯하다. 조선시대에 능소화는 기품이 있다 하여 양반집에서만 기를 수 있었던 ‘양반꽃’이었다. 그런데 이 꽃을 잘 보면 단순히 아름다움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꽃잎에 나 있는 긴 선들이 그거다. 그냥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