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박재명]과잉 입법이 만드는 부조리 규제 공화국
경제단체들이 건의하는 규제 해소 건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오랫동안 규제의 덫에 갇혀 있는지 새삼 실감한다. 얼핏 ‘지금도 그런 게 있어?’ 싶은 규제가 2025년 현재 남아 있다. 20세기 중반에 어울릴 법한 규제가 100년 뒤에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가 연구소 설립 규제다. 기업이 연구소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연구소의 네 면 벽이 모두 세워져 있어야 한다. 아무리 첨단 장비를 들여오고 인재를 모아도 벽이 없으면 연구소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는 과거 세제 혜택을 악용했던 가짜 연구소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정보기술(IT), 바이오, 디자인 업종은 공간을 유연하게 쓰는 오픈랩이 대세다. 전 세계 첨단 연구실들이 유리 칸막이 하나 없는 넓은 공간에서 협업한다. 그런데도 우리 법령은 여전히 벽을 요구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회전 다이얼 전화기를 기준으로 통신망을 만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광고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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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