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상훈]‘최저가 공화국’ 산재는 필연이다
며칠 전 기자가 사는 아파트 게시판에 공고가 붙었다. 20년 된 승강기의 메인 로프와 시브(도르래) 교체 작업을 맡길 공사 업체 선정 알림이었다. A4 2장짜리 공고문에서 유난히 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입찰 종류: 최저가 입찰.’ 주민들이 매일 타는, 안전에 직결된 승강기 장비를 교체하는데 가장 싼 값을 부르는 업체에 맡긴다는 뜻이다. 승강기 특성상 부품 제작 방식, 재질, 납품처 등은 대체로 정해져 있을 터. 가격을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뜨리긴 어려울 것이다. 엘리베이터 수리같이 기술이 필요한 일에서 공임을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쥐어짤 곳은 안전 비용이다. 말로는 “안전에 돈을 아끼지 말자”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가장 싸게 해 줄 곳을 찾는다.말과 행동이 다른 ‘안전제일’ 최저가 입찰이 선호되는 배경엔 한국 사회 특유의 사회적 자본 및 신뢰 부족 문제가 깔려 있다. 품질이나 책임성을 따지려면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된다. 이 과정에서 “누구 밀어주는 것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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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