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의 참맛[이준식의 한시 한 수]〈328〉
온 집안이 숲속 연못에서 여름 더위 식히나니, 속세를 떠나온 듯 탁 트이는 마음.누가 맑은 바람의 값을 따지는가. 한가로움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으리니.고기 얻은 물새처럼 늘 스스로 만족하고, 비 머금은 산마루 구름처럼 한가로이 오락가락.술 취하면 무엇이 몽롱한 정신을 깨울까. 하고많은 연꽃 향기와 머리맡의 청산이지.(盡室林塘滌暑煩, 曠然如不在塵寰. 誰人敢議清風價, 無樂能過百日閑.水鳥得魚長自足, 嶺雲含雨只空還. 酒闌何物醒魂夢, 萬柄蓮香一枕山.)―‘북쪽 연못가의 피서(북당피서·北塘避暑)’ 한기(韓琦·1008∼1075)무더위와 번잡한 세상사를 비켜나 시인은 숲속 연못을 찾는다. 온 집안을 동반했다니 꽤 느긋한 일정을 잡았나 보다. 숲과 바람, 연못과 연꽃, 가까이 앉은 청산 그리고 술. 이로써 마음이 탁 트이자 시인은 한결 밝아지고 너그러워진다. 숲속엔 청량한 바람이 불고 연못에는 연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고기를 얻은 물새가 더 이상 욕심내지 않듯, 비를 품은 산마루의 구름이 한가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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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