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어째서 이토록 가난하고 뜨거운가[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불볕더위로 푹푹 찌는 여름. 쨍쨍한 거리를 걸으면 온몸으로 뙤약볕을 받아내는 사람들이 눈에 밟힌다. 청소하는 미화원과 짐 옮기는 택배기사, 공사하는 인부들과 배달하는 라이더들.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떠올라서 뭉클. 해마다 날씨가 악독해지는 걸 실감한다. 나는 일기예보가 아주 징글징글하다. 여름엔 폭염이 기승이고 겨울엔 한파가 맹렬하다. 폭우도 폭설도 황사도 미세먼지도 징글징글하게 싫어 죽겠다. 혹독한 날씨가 휩쓸고 가면, 아버지는 길게 늘어선 세차 차량을 닦느라 어깨가 부서져라 아파질 테니까.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에겐 날씨가 작업복, 모든 날씨를 겪어내며 일한다. 정직한 땀의 대가처럼 사람도 정직하게 쇠해진다. 우리 아버지가 나날이 노쇠해진다. 사랑한다, 자랑스럽다 다정한 말들을 아무 때고 건네시는 분. ‘아버지’란 말이 낯설었던 나는 시아버지를 만나고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처음 받아보았다. 팔순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평생 노동하며 살았다. 휴일도 없이 새벽 5시부터 몸을 움직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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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