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없는 비너스의 정체[김민의 영감 한 스푼]
16세기 이탈리아 우르비노 공국 공작의 아들은 베네치아 최고 화가였던 티치아노의 작업실을 방문합니다. 티치아노에게 초상화를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초상화를 위해 모델을 서고 있던 공작 아들, 작업실에 놓인 그림 한 점이 그의 눈에 들어옵니다. 모델을 마치고 작업실을 떠난 그는 어머니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 “그 ‘여자 누드(donna nuda)’를 꼭 갖고 싶은데, 티치아노가 다른 사람한테 팔아 버리면 어떡하죠?” 노심초사하던 공작 아들은 수개월 뒤 공작의 지위를 물려받고 마침내 그 그림을 손에 넣게 됩니다. 이 그림은 티치아노의 대표작이자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하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작품, ‘우르비노의 비너스’입니다.직선 속 부드러움의 극치 우르비노의 공작은 이 그림에서 무엇을 보고 반한 걸까요. 우선 진주 귀걸이를 하고 곱슬곱슬한 금발을 풀어 헤친 여인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여인의 외모가 예쁘다고 모든 그림이 아름다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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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