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저 너머… 존재의 흔들림-삶의 진실 포착
분홍색 배경에 그려진 남자의 얼굴은 주먹으로 한 대 얻어맞은 듯 일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다. 남자의 얼굴 오른쪽 손처럼 보이는 형상의 한가운데엔 어두운 구멍이 동그랗게 그려져 있고, 그 손에 닿은 볼은 움푹 패어 있다. 또 남자의 입과 코는 멍이 든 것처럼 보라색, 분홍색, 오렌지색이 덩어리처럼 얽혀 칠해졌다.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이 1967년에 그린 이 초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베이컨은 초상화를 그릴 때 친구나 연인, 또 자신이 자주 드나들던 런던 소호의 인물들을 자주 그렸다. 베이컨은 이들의 외형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가진 감정이나 불안의 파동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베이컨은 이 그림에서도 보이듯 신체 일부를 흔들리듯 번지게 하거나, 때로는 비명을 지르듯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그려 넣어서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그린 ‘인노켄티우스 10세의 초상’을 변형해서 그린 ‘비명을 지르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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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