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한 젊은 결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327〉

비래봉 위 높다라니 우뚝 솟은 탑,듣자니 닭 울면 해가 솟는다 하네.뜬구름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음은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네.(飛來山上千尋塔, 聞說鷄鳴見日昇. 不畏浮雲遮望眼, 自緣身在最高層.)―‘비래봉에 올라(등비래봉·登飛來峰)’ 왕안석(王安石·1021∼1086)장엄한 일출의 찬가가 아니다. 새벽빛을 밀고 올라오는 태양처럼 시인은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려는 결연한 결기를 보여준다.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기개는 장차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기득권 세력의 중상모략에 대한 은유적 응답이다. 이는 시인이 도덕적 고결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가장 높은 곳에 서 있어 가능한 것이다. 청운의 뜻을 품은 서른 살 관리 초년생은 이렇듯 개결(介潔)한 이상, 사회 개혁의 소명의식을 한 편의 짤막한 시로 응축한다. 실제 자신이 신법을 추진하여 개혁을 본격화하기까지 아직은 15, 16년 가까이 남은 시점이지만, 치열한 에너지는 진작부터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이 시와 맥락을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