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암 칼럼]한국 자동차, 죽느냐 사느냐의 나흘
“일본이 마치 못된 시누이처럼 행세하면서 방해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 ‘D데이’를 1년쯤 앞두고 준비 작업이 한창이던 1985년 1월, 당시 정세영 사장이 했던 말이다.현대차의 미국 진출은 한국 자동차 산업 7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두세 장면을 꼽으라고 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한 장면이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거대 시장이었던 데다, 전 세계 모든 메이저들이 자존심을 내걸고 총력전을 벌인 격전장이었다. 현대차에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하지만 미국 시장의 벽은 높았다. 무엇보다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 업체들의 ‘텃세’가 보통 아니었다. 일본 업체들은 이미 현지 생산 기지까지 구축하고 미국 시장에 연간 300만∼350만 대를 판매하던 시절이다. 일본은 브랜드-품질-마케팅 모든 면에서 현대차를 압도하는 상황이었지만, ‘잠재적 경쟁자의 싹을 미리 밟아 버리겠다’고 작정이라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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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