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박원호]‘서울대 10개 만들기’에 앞서 해야 할 질문들
내가 가르쳤던 어느 과목은 수강생이 180여 명에 육박했다. 학생을 면담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들의 답안과 과제를 제대로 읽을 시간도 모자랐다. 학생들과의 교감은커녕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기조차 버거웠다. 한 반에 스무 명 남짓한 중고교 시절을 보낸 요즘 대학생들이 부모 세대의 ‘콩나물 교실’을 대학에 와서 경험해 보는 셈이다. 대학이 앓고 있는 온갖 문제를 열거한다면 사실 이런 ‘콩나물 교실’은 행복한 고민에 속한다. 대학들은 다가오는 인구절벽의 태풍을 맨 앞에서 이미 맞으면서 동시에 십수 년째 고질적인 재정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룡들이 지구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아마도 대학들은 그런 갑작스러운 죽음을 향해 서서히 걸어가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대학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그곳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세대의 지적 자산이 전승되고 새로운 생각들이 처음으로 만들어지고 테스트를 거치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대학은 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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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