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퇴직자의 한산했던 모친상[정경아의 퇴직생활백서]
최근에 어머니가 하늘로 떠나셨다. 애통함은 뒤로한 채 어머니를 보내드릴 절차를 준비해야 했다. 어떻게 할까. 형제들과 상의한 끝에 가족장을 치르기로 했다. 어머니의 뜻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 형제 중 나를 포함한 두 명이 퇴직자였다. 회사를 그만둔 지 오래돼 연락할 지인도 별로 없었고, 혹여 있어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초반부터 가족장에 대해 의아하다는 시선이 많았다. 직장에 다니는 가족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우리 입장과는 달리, 장례는 널리 알려야 예의라는 반응이 강했다. 부고를 꼭 회사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거나, 대표 한 명쯤은 찾아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제안은 고마웠으나 유족의 의사가 존중받지 못하는 듯해 아쉬웠다. 그럼에도 가족장을 치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장례는 기대 이상으로 커다란 울림을 남겼다.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 그 선택이 옳았다고 여겨졌다. 첫째, 온전히 어머니만을 기리는 시간이 되었다.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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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