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둘러싼 갈등을 조정하려면[김창일의 갯마을 탐구]〈131〉

칡과 등나무가 얽힌 상태를 갈등(葛藤)이라 한다. 이는 상반된 목표나 욕구로 인한 충돌을 뜻하는 말이다. 칡과 등나무라면 둘 중 하나를 잘라내면 갈등이 사라지지만, 사람 간의 대립은 양측 주장이 그 나름의 타당성을 가질 때가 많다. 이럴 때 한쪽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것은 온당치 않다. 바다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갈등이 표출된다. 가을이면 서해의 낚싯배 선주들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주꾸미 낚시객을 태우느라 분주하다. 조과(釣果)가 좋을 때는 초보 낚시꾼도 수백 마리씩 잡는다. 어민의 주꾸미 어획량 대비 낚시 조획량 비중이 78%에 이른다. 어선에서 100마리를 잡으면, 낚싯배에선 78마리를 낚는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봄에 통발로 주꾸미를 잡는 어업인은 낚시꾼이 주꾸미 씨를 말린다며 하소연한다. 낚싯배 선주들은 주꾸미를 어민만 잡으라는 법이 어디 있냐며 목청을 높인다. 매년 반복되는 갈등이다. 주꾸미 외에도 어업 생산량 대비 낚시 조획량 비중이 높은 어종으로 한치, 갑오징어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