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가까이 체르니로 피아노를 배우는 이유[허명현의 클래식이 뭐라고]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에 다녀 본 사람이라면 ‘바이엘’, ‘하논’, ‘체르니’라는 이름을 피해 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처음 피아노를 배우면 ‘바이엘’이 등장한다. 그 책의 첫 페이지에는 커다랗게 음표가 그려져 있고 학원 선생님은 “이게 도예요”라고 말하며 건반 위에 손가락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악보보다 손을 더 많이 보는 그 시절 바이엘은 우리에게 첫 음악 언어였다. 조금 익숙해지면 ‘하논’을 배운다. ‘손가락 체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같은 패턴을 다양한 속도로 반복 연습하도록 돼 있다. 손가락의 유연성과 독립성을 길러주는 순수한 테크닉 훈련이다. 그다음에는 익힌 기술을 실제 음악에 적용해 보는 단계가 필요해지는데, 이때 ‘체르니’를 배우게 된다. 본격적으로 양손이 분리되고 다양한 리듬과 셈여림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지루함이라는 감정도 함께 찾아온다. 피아노 선생님이 “내일까지 10번 연습해 와” 또는 “체르니 30번 들어가자” 같은 말을 하면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