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질 때… ‘그냥 하기’의 마법[2030세상/김지영]

대학원 졸업논문을 쓰던 때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진도는 나가지 않았다. 업무와 병행하다 보니 퇴근 후 앞서 쓴 내용을 복기하고 예열하는 데에만 한참이 걸렸다. 대단한 역작을 쓰고자 한 것도 아니었지만 당장 하루 몇 줄 쓰기도 버거우니 완성할 수 있을지 그 자체로 미지수였다. 가망이 없다 판단해 결국 지도 교수님에게 사죄 말씀을 드렸다. 포기를 공식화하면 마음이 가벼워질 줄 알았건만 아니었다. 최선을 다해 보지 못했다는 찝찝함에 뒷맛이 썼다. 밑져야 본전이니 마지막 전력투구를 해보기로 하고 한 주간의 휴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문장을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은 그 자체로 고역이었고, 나는 미뤄 왔던 옷장 정리를 하거나 손톱을 다듬으며 도망 다니기 바빴다. 창피하게 내느니 다음 학기에 내는 게 낫지 않나? 못 쓸 바엔 안 쓰는 게 낫지 않나? 이거 하나 쓴다고 내 인생이 뭐 대단히 달라질까? 온갖 잡생각이 난무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질 무렵, ‘그냥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