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벽화에서 지식 네트워크까지… 사피엔스의 ‘기록 본능’이 만든 이 공간[강인욱 세상만사의 기원]

우리에게 도서관은 너무나 친숙한 공간이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가를 보기만 해도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며 마음이 차분해지곤 한다. 인류 역사에서 문자를 사용한 시간은 기껏해야 5000년 정도에 불과했다. 인류 역사의 99%는 문자가 없었던 시절인 셈이다. 그 시절 사람들은 책으로 가득한 서가 대신 암각화와 동굴벽화를 통해 자신을 기록했다. 텍스트가 이모티콘과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로 대체되고 있는 지금, 도서관의 역사와 그 미래를 고고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려 한다.암각화, 최초의 시각적 도서관 우리는 흔히 도서관을 책으로 가득 찬 건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기 전에도 도서관은 이미 존재했다. 사냥의 기억, 의례의 순간, 존재의 흔적을 동굴벽과 암벽에 남기며 동료와 후손에게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같은 구석기시대 동굴에서는 약 5만 년 전부터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다양한 시각적 자료로 남겼다. 이들 벽화는 단순한 장식이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