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임우선]‘이민’ 앞에서 둘이 된 미국

외출할 때 자주 타는 지하철에 한 엄마가 있다. 작은 체구의 중남미 출신인 그는 하루 종일 지하철을 탔다 내렸다 하며 “초콜라떼(초콜릿의 스페인어 발음)”를 외친다. 그가 들고 있는 종이 상자 안에는 껌과 초콜릿, 젤리 등이 들어있다. 그리고 그의 등에는 언제나 그 상자보다 훨씬 큰 돌쟁이 아기가 업혀 있다. 힘겨워 보이지만 그 엄마가 아기를 떼어두고 있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엄마의 무게를 덜어주고자 초콜릿을 달라고 하면 그는 해맑게 웃으며 “2달러”라고 답한다.‘시위’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다른 목소리 하지만 모두가 그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언젠가 정장을 차려입은 한 중년의 백인 여성이 그 엄마를 내내 매섭게 노려보는 걸 봤다. 그 엄마가 초콜릿을 권하기 위해 그쪽 자리로 다가가자 그 여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꺼져”라고 말했다. 당시 뉴욕은 남미에서 온 한 불법 이민자가 지하철에서 잠자던 여성에게 불을 지른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길거리에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