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유전자 속에 차곡차곡 기록된 생존의 역사

책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신작. 이번엔 유전자가 ‘살아있는 역사책’임을 강조하는 책을 출간했다. 유전자가 단순히 생물의 형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조상들이 겪어 온 환경과 생존 전략, 적응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현대 생명체의 유전자를 ‘팔림프세스트(palimpsest)’라고 설명한다. 팔림프세스트란 여러 차례 글씨가 적힌 양피지를 말하는데, 고대와 중세에는 양피지가 매우 비쌌기 때문에 이미 글이 쓰인 양피지에 글씨를 지우고 새로 덧써서 재활용했다. 역사가들은 이러한 오래된 양피지를 자외선이나 X선으로 촬영해 지워진 글씨들을 읽어내면서 과거의 흔적을 파헤친다. 이런 다층적 기록이 남은 양피지, 팔림프세스트와도 같은 유전체를 분석하면 그 종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남고 적응하며 진화했는지를 읽어낼 수 있다. 이를테면 다른 새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몰래 낳는 ‘탁란’ 행위를 하는 뻐꾸기의 비밀도 유전자로 읽을 수 있다. 암컷 뻐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