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술잔, 호박빛 짙은 술, 작은 술통에서 떨어지는 진주빛 붉은 술방울.용을 삶고 봉을 구우니 옥 같은 기름이 자글자글,비단 휘장 수놓은 장막에 감도는 향긋한 바람.용 문양 피리를 불고 악어가죽 북을 치면, 하얀 이의 미녀는 노래하고, 가는 허리 미녀는 춤을 춘다.하물며 푸른 봄날 해는 저물어가고, 복사꽃 어지러이 붉은 비처럼 떨어지거늘.그대여 종일토록 흠씬 취하세. 주신(酒神) 유령(劉伶)조차 그 무덤까지는 술이 못 따라간다네.(琉璃鍾, 琥珀濃, 小槽酒滴真珠紅. 烹龍炮鳳玉脂泣, 羅幃繡幕圍香風. 吹龍笛, 擊鼉鼓, 皓齒歌, 細腰舞. 況是青春日將暮, 桃花亂落如紅雨. 勸君終日酩酊醉, 酒不到劉伶墳上土.) ―‘술을 권하다(장진주·將進酒)’ 이하(李贺·790∼816)꽃비 흩날리는 봄날, 굳이 권주가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풍성한 술자리가 펼쳐진다. 명주와 명품 기물, 진귀한 안주, 미녀의 가무가 어우러졌으니 ‘종일토록 흠씬 취하자’는 제안을 상대도 쉬 거절하지 못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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