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새 제압한 영웅[이은화의 미술시간]〈373〉
근육질의 궁수가 하늘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오른쪽 무릎을 굽히고 왼 다리는 높이 솟은 바위까지 들어 올린 채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온몸에 힘을 주고 정신을 집중해 활시위를 당기는 중이다. 도대체 남자는 무엇을 맞히기 위해 저토록 사력을 다하고 있는 걸까? 이 유명한 조각상은 앙투안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1909∼1923·사진)다. 부르델은 로댕의 제자로 1900년까지 스승의 작업실에서 15년간 함께 일하며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은 금융업자 가브리엘 토마의 의뢰로 1909년에 처음 제작된 후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헤라클레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이다. 초인적인 힘을 가진 그는 헤라 여신이 보낸 광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죽인다. 그 죄를 씻기 위해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에게서 거의 불가능한 열두 가지 과업을 명령받는데, 그중 여섯 번째가 아르카디아에 있는 스팀팔리아 호수의 괴물 새들을 처치하는 것이었다. 깃털이 금속처럼 날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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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