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입고 미술관에 온 패션

빛에 바랜 검은 코트 22벌이 반원형으로 늘어서 있다. 각기 다른 무늬와 색을 품은 코트들은 디자이너 지용킴이 자연광에 옷감을 노출해 무늬를 만드는 ‘선블리치(Sun-Bleach)’ 기법으로 제작했다. 공장식 대량생산으로는 재현하기 힘든 태양과 바람의 흔적이 새겨진 옷들. 마치 세월을 머금은 시계를 연상시킨다.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 개막한 전시 ‘시대복장 Iconclash: Contemporary Outfits(상징 충돌: 현대의 옷차림)’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패션을 주인공으로 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패션 스튜디오 ‘지용킴’과 ‘포스트아카이브팩션(파프)’, ‘HYEIN SEO(혜인서)’가 각각의 전시실에서 각자의 디자인과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미술관 전시의 문법을 빌려 선보였다. 1전시실에선 지용킴의 검은 코트 22벌과 ‘선블리치’ 기법을 활용한 대형 패브릭, 또 이 기법을 사용하면서 함께 녹이 슬거나 빛이 바랜 작업실의 도구들을 전시했다. 화학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